정통과 정의를 따지는 가문과는 맞지 않았던 어린 시절, 자유와 평화를 좋아하던 아이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외면받고 타지로 쫒겨나게 된다. 그럼에도 성깔은 있던 놈이라 그런지 괜히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제 발로 나간 척 하며 견디며 살던 어느 날, 성인이 된 차남의 앞에 나타난 장남은 가문에 다시 돌아올 것을 권했다.
하지만 이미 삐뚤어질 때로 삐뚤어진 차남은 그동안의 속상한 마음이 북받쳐와 결국 거절하게 되었고. 그 날을 마지막으로 차남은 장남을 다시 볼 순 없었다.
12년 뒤. 히페리온980년. 다시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타라스토 가문의 직계 장남은 당연히 전장에 나섰고. 그 결과 그는 시신조차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장남은 죽기전 자신의 동생에게 유언장을 남겼다. 그 유언장은 그가 사망 후 차남에게 보내졌고 그것의 내용은
“ 나의 아우야. 이 편지가 네게 전해 졌다는 것은 내가 더는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겠지. 너에게는 미안하다는 말만 쓸 수 밖에 없더구나.
아직도 널 쫓아낸 가문을 원망하고 있느냐. 만약 그렇다면, 나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도 된단다. 다만, 네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이 가문의 미련이 남아있다면 내 유언을 들어 줄 수 있겠니?
네 가족을 너무 원망하지 말거라. 그들은 너의 자유로운 그릇을 담지 못하였을 뿐 너를 미워하진 않았으니.
왕을 지키는 기사가 되어주렴. 타라스토 가문의 기사가 아닌, 네가 생각하는 너만의 기사가 되렴.
이 모든 것은 나의 욕심이고 네게 짊어질 짐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너의 선택도 원망하지 않으마.
네가 원하지 않는 다면 이 편지를 태워 버려도 된단다. 하지만, 네가 내 마지막 원을 들어준다고 한다면.
이 편지와 함께 동봉된 유언장을 들고 가문으로 돌아가렴.
그리고, 왕을 지키는 검이 되어라. “
위의 내용을 본 차남은 복잡한 심정에 빠졌다. 자신에게 짐을 떠넘긴 형에 대한 원망보다는, 그를 잃은 슬픔이 더 컸기에.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저 귀찮은 일을 떠맡았다며 한손에 유언장을 쥐고 가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직계 장남의 다른 유언장에는 차남의 직위를 복구해주길 바라는 내용이었고.
타라스토로 돌아간 차남은 짧은 기간내에 극악무도한 훈련을 거쳐 기사단에 들어가는데 성공하고 만다.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기에 스킨십을 선호하는 편이다. 다만 남이 자신을 먼저 건드리는 건 싫어하지만 자신이 타인을 건드리는 건 좋아한다.
그래서 어느정도 친해지면 은근히 어깨동무를 한다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좀 작으면 머리위에 턱을 괴는 등의 행동을 일삼는다.
형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다. 본인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마지막으로 본 형의 모습은 25살의 젊은 청년이었다.
전장에 나갈 당시엔 37의 나이였다지만 그럼에도 그는 너무나 젊었고, 지금의 47의 나이가 된 차남은 여전히, 형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가족과는 여전히 서먹하다. 유언장을 들고가 타라스토의 이름을 달고 기사단에 지원할 때까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그는 알지 못했지만,..
장남을 잃고 슬픔에 빠진 부모에게 돌아온 차남은 너무나 기껍고 반가웠지만, 그를 쫒아낼 때 했던 모진 말을 떠올린 그들은 차남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근처만 맴돌았다고 한다.
덕분에 아직도 서먹하다.
타르칠로에서 생활하던 중 한 여인에게 반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친해진 뒤 가장 먼저 알게 된 사실이 이미 딸이 둘인 유부녀였다는 것이다.